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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세션(2026)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데

커리 바커 · 마이클 존스턴, 인디 네버레티

by 김동현

모든 면에서 익숙한 공식을 따랐다면 이만큼 화제가 되지는 못했을 텐데, 결국 이 작품의 변주는 장르나 서사에서가 아니라, 연출에서 이루어졌다. 〈옵세션〉은 공포영화지만 근원에는 서스펜스가 만들어내는 ‘관찰’이 있다. 흔히 말하는 갑툭튀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닌, 관객이 알고 있는 지식을 역설적으로 다룬다.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슬슬 공포 장면이 나오리라는 징조를 누구보다 잘 파악한다.

이쯤 되면 나오겠지. 나오지 않는다. 지금은? 나오지 않는다. 이젠 슬슬. 그때 나온다. 마치 래퍼가 주어진 비트에 능숙히 레이백을 걸 듯 관객의 리듬과 장르의 리듬을 감독이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인상을 받는다. 그래서 〈옵세션〉의 공포는 무지에서 오는 공포보다는 충분히 상황을 인지한 상태서 당할 수밖에 없는 공포에 가깝다. 트롤리 딜레마에서 ‘열차를 출발시키지 않는다’란 선택지가 없듯이 말이다.

봐야 할까 말아야 할까?

소원을 빌면 날 싫어하던 여자가 내게 반한다. 그리고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간다. 이 전제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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