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골든 웨이브] LE SSERAFIM (르세라핌) - 'Jewelry (Prod. imase)' ♪ | JTBC 241108 방송
무게를 내려놓으니 그제야 웃는다
by 김동현
Jewelry는 르세라핌이 발매한 곡 중에서도 가장 부드럽고 상냥한 곡조를 띤다. 이러한 코드는 세련됨을 강조하는 케이팝 그룹이 옆 나라 일본을 공략할 때 쓰이는 흔한 스테레오타입이다.
페미니즘이 시대의 덕목으로 급부상하면서. 이에 따른 집단 무의식이 형성되어, 누구든 이 어젠다 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젠 걸그룹들은 좋든 싫든 기본적으로 주체적인 여성상을 함유한 가사나 걸크러시 상징을 내보여야 한다. 필수적으로 말이다.
르세라핌은 여타 그룹에 비교해도 이러한 담론을 강하게 밀고간 그룹이다. 그래서 그녀들은 베가 아이언 광고와 포스코 판타스틸 광고를 보듯 특유의 날카로움과 냉랭함. 더 나아가 개방적인 신여성의 표상을 쟁취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Jewelry는 imase와 함께 르세라핌의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곡이었다. 개인적으로는 imase 특유의 가성이 곡과 잘 맞물리지 않는다고 여겨서, imase 제거 버전을 원하고 있던 참에 아주 귀한 라이브 영상이 나왔다(레거시 미디어에서 제공해주는 Jewelry 라이브는 본 영상이 유일하다)
이 영상에선 르세라핌이 한평생 비판받아온 라이브 논란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KPOP 라이브 논란은 어느 그룹이든 컴백하면 피해 갈 수 없는 담론이라, 이 논제에서 벗어나 있는 그룹은 정말 몇 안 된다. 그래서인지 유독 르세라핌에게는 라이브란 잣대가 좀 무겁게 가해지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그녀들은 진취적이고도 능동적인 신여성의 이미지를 피력해주는데 왜 정작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 더 많은 미움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
봐야 할까 말아야 할까?
3분조차 안 되는, 이 짧은 영상에서 그녀들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라이브를 부담스러워하던 모습도 없다. 즐거워 보여서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생기발랄함을 특유의 언어로 치환하는 일은 매우 어렵고 피로하다. 독일어 사전을 펼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럴 바에는 이 영상을 다시 보는 게 더 현명한 판단일 거다.




